진해 경제의 심장 '케이조선' 구 STX의 아픔을 딛고 친환경 중형 조선소로 도약하다

대한민국 해양 산업의 역사에서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구 STX조선해양'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한때 세계 4위의 조선 그룹으로 군림하며 진해 지역 경제의 부흥을 이끌었던 곳이었지만, 글로벌 조선 경기 장기 침체와 구조조정의 거센 파고를 피해 가지 못하고 오랜 기간 암흑기를 거쳐야 했습니다. 수많은 노동자의 땀방울이 서린 진해 조선소의 야드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케이조선

과거의 아픔을 딛고 '케이조선(K-Shipbuilding)'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한 이 기업은, 대형 조선사(빅3) 중심의 한국 조선업계에서 중형 조선소만의 독보적인 생존 전략을 증명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해양 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 맞춰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화려한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진해 케이조선의 턴어라운드 과정과 핵심 경쟁력, 그리고 이것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각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STX조선해양에서 케이조선으로 혹독한 체질 개선의 역사

케이조선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법정관리와 자율협약으로 점철되었던 암흑기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리한 외형 확장과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찾아온 '조선 절벽'은 견고해 보였던 STX 그룹을 무너뜨렸습니다. 채권단 관리 체제 하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반전의 계기는 2021년,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KH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성공적으로 인수되면서 마련되었습니다. 약 8년 만에 채권단 관리 절차를 마무리 짓고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하며 민간 기업으로서의 독자 경영을 시작한 것입니다. 새로운 경영진은 과거의 방만한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정리하고, 진해 조선소의 인프라에 가장 최적화된 선박들을 골라 수주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며 빠르게 재무 건전성을 회복했습니다.

2. 중형 선박의 강자 MR 탱커와 셔틀탱커 시장의 지배력

대형 조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거대한 LNG 운반선(LNGC) 경쟁에 사활을 걸 때, 케이조선은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드는 MR(Medium Range) 탱커 시장을 파고들었습니다. MR 탱커는 석유정제품을 운반하는 5만 톤 안팎의 중형 선박으로, 전 세계 해상 물류에서 가장 수요가 많고 범용성이 높은 선종입니다.

케이조선이 건조하는 MR 탱커는 글로벌 선주들 사이에서 "연비가 좋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압도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선형 설계 노하우와 진해 조선소 특유의 정밀한 공정 관리 덕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양 플랜트와 연계된 고부가가치 특수선인 '셔틀탱커'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중형 조선소도 기술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증명해 냈습니다.

3.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 메탄올 및 LNG 추진선 개발

현재 글로벌 조선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탈탄소'입니다. 국제해양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가 해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친환경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선박은 더 이상 바다를 항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케이조선 역시 이러한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은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선뿐만 아니라, 차세대 청정 연료로 주목받는 메탄올 추진 탱커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기술적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중형 조선소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형 연구기관 및 글로벌 엔진 제조사들과 손잡고 친환경 선박 국산화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는 보수적인 유럽 선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수주 랠리로 이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치 없는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수주 구조를 정착시킨 것입니다.

4. 진해 지역 경제의 부활과 풀어야 할 숙제

케이조선의 부활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 개선을 넘어 진해 및 창원 지역 경제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조선업은 전후방 연쇄 효과가 매우 극대화된 산업입니다. 야드가 가동되면 수많은 사내외 협력사, 기자재 업체들이 함께 살아나고, 이는 곧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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